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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진앙지 1천명 마을 통째 매몰 … '사망자 1만 명 달할 수도'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4월28일 07시46분    조회: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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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진 72시간 구조 골든타임
이재민 660만 … 국민 5명 중 1명꼴
1인당 GDP 694달러 나라에서
재건 비용은 50억 달러 넘을 듯


부상자 수송 헬기 네팔 카트만두 북쪽 70㎞의 트리슐리 지역 이재민과 부상자들이 27일(현지시간) 인도군 헬리콥터를 타고 카트만두 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인도는 지진 직후 구조대를 보냈다. [카트만두 AP=뉴시스]


“부모님 시신은 친척들이 와서 장례를 치를 때까지 강에 모셨어요.” 무너진 3층 집 앞에서 맨손으로 벽돌을 헤치던 비제이 나카르미(55)는 27일(현지시간) AP와의 인터뷰에서 네팔 대지진의 충격을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25일 발생한 지진으로 계단이 붕괴돼 숨을 거뒀고 어머니는 옥상에서 감전으로 사망했다. 지난 18일 네팔 ‘어버이의 날’에 행복했던 저녁식사가 부모님을 본 마지막 자리가 됐다. 그는 빗속에서 건물 잔해를 헤집으며 다른 5명의 가족을 찾고 있었다.

 잿더미 속 희망의 목소리가 꺼져 가고 있다. 100만 명이 거주하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는 가족을 찾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구조팀이 곡괭이로 생존자를 구해냈을 때 잠깐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지만 빗속에 어둠이 깔리며 절망이 함께 찾아왔다. 지진으로 전기와 통신이 두절된 상황이라 야간 구조작업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이들은 최고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72시간. ‘골든 타임’(인간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72시간 이내) 시한인 28일 정오(현지시간)가 지나면 생존율은 10% 이하로 떨어진다. 국제 구호단체 ‘머시 코’(Mercy Corps) 네팔 지부 산자이 카르키는 “지금 네팔에서 들리는 소리는 여성과 아이들의 우는 소리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발생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7일 3700명을 넘고 부상자는 7000여 명에 이른다고 락스미 다칼 내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인도와 중국에서도 각각 66명, 20여 명이 숨졌다. 진앙지인 고르카 지역의 경우 마을 전체가 묻혀 주민 10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르카 지역의 우다브 프라샤드 티말시나 행정 책임자는 “고르카 지역의 70% 이상이 파괴된 상태”라고 말했다.

구조한 아이 긴급 후송 27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인도 공군 소속 수색구조대원이 지진으로 부상당한 어린아이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앰뷸런스를 기다리고 있다. [카트만두 AP=뉴시스]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다 참변을 당한 등반가들의 소식도 속속 보도됐다. 지진 여파로 50m가 넘는 대규모 눈사태가 이어지며 에베레스트에서만 200여 명 이상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에서만 최소 19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정부 관계자는 사망자가 1만여 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팔 사상 최악의 지진이었던 1934년 대지진(1만700명 사망)에 이은 참사다. 지진 이후 100차례 이상의 여진이 계속되며 사망자와 부상자는 증가하고 있다.

 살아남은 이들도 신에게 감사할 여유가 없다. 네팔 국민들은 여진을 피해 광장 등 열린 공간에 텐트를 쳤지만 비가 쏟아지고 기온이 떨어져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병원도 환자들이 넘치고 있다. 현지 경찰 수단 스레스타는 “지난밤 동안 한 병원에서만 166명의 시신을 옮겼다”고 말했다. 생존자들은 무너진 상점을 헤집으며 먹거리와 식수를 구하고 있다.

 유엔은 이번 대지진으로 네팔에서만 66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네팔 국민(3098만 명) 5명 중 1명 꼴이다. 지진으로 인한 경제 손실(재건 비용 포함)은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7일 “장기 재건 비용은 50억 달러(약 5조3700억원)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기준 네팔의 1인당 GDP는 694달러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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