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아르헨티나의 정글 속에서 2차 대전 당시 지은 것으로 보이는 독일 나치의 은신처가 발견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대 탐사팀이 최근 아르헨티나 북단 파라과이 국경 근처 밀림에서 독일 나치의 은신처로 보이는 건물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건물 안과 밖에서 1938~1944년 사이에 발행된 독일 동전들과, ‘Made in Germany’라고 쓰인 도자기 등이 나온 것으로 봐 나치의 은신처로 보인다는 게 탐사팀의 주장이다. 구릿빛 동전은 선명한 나치 십자가 문양 위에 독수리가 앉아있는 모양이다. 또 주거ㆍ창고ㆍ전망대 등 3개 동으로 이뤄진 건물은 아르헨티나 건축 양식과는 달라 현지 주민들이 건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나치 잔당들의 은신처였다. 2차 대전 직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던 후안 페론은 나치에 온정적이어서 수백 명 이상의 나치 잔당들이 아르헨티나에 머물 수 있도록 허락했다. 2차대전 당시 악명 높았던 나치의 SS친위대 소속 대위였던 에리히 프립케는 91년 체포 당시 “그 시절 아르헨티나는 우리에게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역시 나치 친위대 소속 중령으로, 홀로코스트의 주범이었던 아돌프 아이히만도 2차 대전 패망 후 아르헨티나로 도망쳤다. 그는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가짜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자동차 공장 기계공으로 은신하고 있다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에 체포됐다.
WP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지금도 나치 잔당과 관련한 루머가 유포되고 있다. 나치 잔당이 패전 직후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파타고니아 해변에 도착했다거나, 나치가 가지고 있던 금궤가 해변에 밀려왔다는 등의 소문이다. 나치 잔당들이 해변에 상륙한 뒤 안개 낀 안데스 산맥으로 사라졌으며, 심지어 히틀러가 아르헨티나의 전원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루머도 나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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