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리콴유의 부인 사랑…'죽거든 아내와 합쳐 달라'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3월24일 21시33분    조회:390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고(故)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는 원래 지독한 애연가였다. 1957년까지만 해도 그는 하루 담배 2갑을 꼭꼭 피웠다. 담배 연기는 그의 목을 해쳤다. 급기야 선거기간 중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조차 건네기 힘든 목 상태에 놀란 그는 담배를 끊었다. 60년대부터 리콴유의 사무실 내 흡연이 금지됐다. 그 뒤 싱가포르는 흡연에 엄격한 국가가 됐다.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를 잃은 싱가포르는 리 전 총리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그의 일화를 추억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24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리콴유가 숨을 거두기 전 지난 몇 년간의 일상을 소개했다.

리콴유의 하루는 오전 9시 45분에 시작됐다. 아침은 케익 한 조각과 코코아 한 컵, 유청(乳淸) 단백질 드링크였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양치를 한 뒤 15분 가량 러닝머신을 뛰는 것, 이 두 가지 일은 잊는 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리 전 총리의 아침은 신문과 함께였다. 영어·중국어·말레이어(語) 3가지 언어로 된 신문들을 챙겨봤다. 잡지로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미국 타임을 구독했다. 점심은 2시에 했다. 이가 부실해지면서 치킨 수프·두부 등 유동식을 주로 먹었다.

리콴유의 또 다른 중요한 일상은 중국어 연마였다. 주중에 집무실로 중국어 과외 선생을 불러 2시간씩 개인 레슨을 받았다. 시사 문제를 표준 중국어로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병원 신세를 질 때는 선생들이 병실로 갔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병원에 있을 때도 리 전 총리는 중국어 수업을 빼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2011년 싱가포르인들에게 “중국어를 배우지 않으면 조만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어 학습을 강조했다. 영어·중국어 공용 학습을 선도했던 리 전 총리가 몸소 실천한 언어 교육의 일면이다.

국정 운영에선 물러났지만 아흔이 가까운 그의 머릿속은 일 생각으로 가득했다. 인구·교육 문제 등 관심 분야 글은 찾아 읽었다. 2012년말까지만 해도 건강이 괜찮았던 리 전 총리는 매일 저녁 1시간씩 수영을 했다. 주치의가 “수영은 폐 감염을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해 그만두기 전까지 수영은 그의 취미였다.

그가 또 하나 절대 빼먹지 않은 활동이 있었다. 나무 심기였다. 1963년부터 시작된 식목 행사에 그는 지난해 11월까지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식목행사에 참여했다.

일요일이면 온 가족이 모여 점심을 먹었다. 리콴유 일가의 오랜 전통이었다. 큰 아들 리셴룽(李顯龍) 총리, 둘째 아들 리셴양(李顯陽)과 두 며느리, 일곱 손주까지 모여 북적이었다.

떠들썩한 주말도 그의 외로움을 완전히 지울 순 없었다. 평일 저녁 9시, 사무실에서 집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거실에 있는 아내의 유골 항아리. 항아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하는 게 그의 습관이었다. 마음을 터놓고 지낸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에게 리콴유는 2012년, "아내의 죽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큰 구멍을 내게 안겼다"고 고백했다. 아내 생각에 잠을 깨는 날도 많았다. 리콴유는 해외에 나가 있을 때도 웹캠으로 아내와 통화를 자주 했다.

24일 홍콩 명보(明報)는 리콴유와 부인의 부부애를 다뤘다. 리 전 총리는 “죽거든 화장해 아내의 뼛가루를 함께 합쳐달라”고 당부했다. 명보는 “밤에는 중풍에 걸린 아내를 위해 시(詩)를 읽어줬다”고 전했다. 아내가 병상에 누우면서 리콴유 전 총리의 식사를 챙길 이가 없어졌을 때, 그를 도운 것은 형제 중에 유일하게 생존해있는 여동생 모니카 리 여사(85)였다. 리콴유 전 총리는 모니카 리에게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가 건강할 때 즐겼던 요리는 싱가포르 전통 샐러드 로작(Rojak), 국수의 일종인 미이샴(Mee siam), 꼬치요리 사테이, 인도네시아식 샐러드 가도가도(Gado gado)였다. 여동생이 회고하는 리콴유는 꾀 많은 오라버니였다. 모니카 리 여사는 인터뷰에서 “오빠(리콴유)는 항상 재치를 발휘해 가족들을 도왔다”고 말했다. 어린 리콴유는 어머니의 자랑이었다. 알파벳 장난감을 살 돈이 없어 어머니는 신문의 헤드라인 글자를 오려 알파벳 카드를 만들었다. 리 여사는 “오빠는 알파벳을 한 번 보고도 순서를 맞게 배열했다”며 어머니가 오빠를 자랑할 때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리콴유의 기지는 전쟁통에 발휘됐다. 1942년 2월, 일본이 싱가포르를 공격할 당시, 리콴유는 쌀독을 흙에 잘 묻어두어 가족들이 먹을 식량을 안전하게 지켜냈다. 딸에게 아버지는 티타늄 같은 사람이었다. 그의 딸은 과거 언론에 “아버지는 가벼우면서 강한 금속인 티타늄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리콴유 서거를 기해 싱가포르 국립박물관에서 25일~내달 26일까지 회고전이 무료로 열린다.

중앙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이 1992∼1993년 동남아시아에서 의도적으로 위안부 피해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데 이어 같은 시기에 인도네시아 작가의 위안부 서적 출간을 로비와 압력으로 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일본 외교문서를 인용한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3년 인도네시아 ...
  • 2013-10-14
  • 지구촌 정치ㆍ경제 권력에 '여인천하'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왕의 남자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 재닛 옐런과 최근 3선 연임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검색하기">국제통화기금(IMF)의 첫 여성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리고 2016년 미국 대선의 강력한 ...
  • 2013-10-14
  • 인도 중부지역에서 13일(현지시간) 힌두교 사원과 연결된 다리에 신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 최소 9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사고가 나면서 40명 이상의 신자들이 다리 아래 강물로 추락, 실종돼 사망자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이날 오전...
  • 2013-10-14
  • 통행금지 위반혐의로 지난 8월27일 구금…목매달아 자살 (카이로 AP=연합뉴스) 이집트 아스마일리아시(市) 경찰서 유치장에서 미국인이 죽은 채 발견됐다고 이집트 당국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집트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도 통행금지 위반으로 아스마일리아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돼있다 사망 상태로 발견된 미...
  • 2013-10-14
  • 범인은 사촌오빠…경찰 끈질긴 수사와 결정적 제보로 검거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미국 뉴욕에서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으로 꼽혀온 '여아 피살사건'의 범인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22년 만에 검거됐다. 미국 뉴욕 경찰은 맨해튼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피해 여아의 사촌 오빠인 콘래도 후아...
  • 2013-10-14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콜롬비아 제2도시인 마데인에서 12일(현지시간) 밤 24층짜리 고급 아파트가 일부 무너져 최소한 11명이 실종됐다고 영국 BBC 방송과 외신 등이 전했다. 실종자들은 아파트 균열 상태를 조사하던 건축 관계자들이다. 올해 초 완공된 '스페이스'라는 이름의 이 아파트에 거주하...
  • 2013-10-14
  • 시속 220㎞의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사이클론(인도양 일대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 '파일린'이 12일(이하 현지 시각) 인도 동부를 강타해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00만명이 대피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위성사진으로 분석된 파일린은 프랑스 전 국토를 덮고도 남을 규모로 확인됐다. 이는 1999년 인도 오리사주...
  • 2013-10-14
  • 캅카스 출신 러' 청년 살해에 항의해 500여명 난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부 서(西)비률료보 지역에서 13일(현지시간) 민족 갈등에 따른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이 지역에 사는 러시아 청년이 남부 캅카스 지역 출신으로 추정되는 청년의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에 항의하는 러시아...
  • 2013-10-14
  •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베트남 북중부에 있는 폭죽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AF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육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 55분께(현지시간) 베트남 북중부 푸토성 Z121 군 기지 내 폭죽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익명의 군 구조대 관계자는 AFP와의 전화인터...
  • 2013-10-13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페루 동남부 라 콘벤시온주 쿠스코 지역에서 11일(현지시간) 밤 원주민이 탄 차량이 200m 낭떠러지로 추락해 최소 51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3명도 포함돼 있다고 페루 일간지 엘 코메르시오와 외신 등은 전했다. 정확한 탑승자 수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 외신은...
  • 2013-10-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