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여객기(MH-17편) 격추에 사용된 부크 미사일(SA-11)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제공한 것이며 이는 아주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반군이 희생자 시신의 적절한 수습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SA-11 미사일 여러 대를 최근 반군에 제공했으며, 피격 직후 반군이 미사일 시스템을 러시아로 되돌려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관련 장비를 다시 러시아로 되돌려 보냈으며 이는 격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이번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도 여객기 격추 사고 발생 3일 전 반군이 고성능 미사일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갖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주관으로 피격 사건에 대한 국제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 중이다. 회람 중인 결의안 초안에는 국제조사단이 추락 현장에 즉각적이고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주체들이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반군은 현장을 훼손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안보리는 이르면 21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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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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