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중국 지도부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중국 지도부와 14일(금)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제껏 경주한 노력으로는 ‘고집불통(stubbornly resistant)’ 북한을 물러서게 만들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케리 장관은 닷새 일정 아시아 순방의 첫 기착지인 한국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주장을 재천명했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은 한반도에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응에 나섰으며 긍정적인 조치도 취했다. 하지만 중국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미래를 위한 진정한 소통을 하거나 비핵화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단계들을 밟는 것을 주저하고 꺼리며 고집스럽게 저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 사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의무사항을) 이행하도록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설득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장성택이 처형되고 북한이 중국 특사의 방북을 거부하자, 중국 지도부 일각에서는 북한 상황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케리 장관은 주장했다.
예측 불가능한 북한과 자기주장이 한층 강해진 중국 때문에 역내 안보 위험이 높아진 분위기 속에서, 미국 정부는 강력한 한미일 공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노력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핵심 우방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좌절됐다.
케리 장관은 한일 양국이 이견을 좁힐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을 낮췄다.
“미국이 한일관계, 특히 안보 문제에 관심이 대단히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를 뒤로 하고 관계를 진전시키는 역할은 한국과 일본의 몫이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월 말 아시아 순방길에 오를 예정이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기 이전에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공조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일본 지도부가 과거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일관계는 얼어붙었다.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는 한국과 중국을 격분시켰다. 한국과 중국은 신사 참배를 침략전쟁과 식민통치를 미화하려는 의도로 간주한다. 미국 정부도 일본에 이례적으로 따끔한 경고를 보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