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미국에서 또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10세 여아가 계모의 학대에 시달리다 굶어죽은 데 이어 이번에는 평소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중년 부부가 입양아를 돼지우리보다 더 더러운 집에서 기르면서 학대를 일삼아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유니언카운티 경찰은 지난 15일 밤 동물 소음이 들린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한 가정집을 방문했다가 현관 기둥에 묶여있는 11세 소년을 발견했다.
소년은 수갑을 찬 상태에서 죽은 닭을 목에 두른 채 추위에 떨고 있었다.
경찰은 곧바로 주택을 급습, 50대 백인인 소년의 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하고 집안을 샅샅이 뒤졌다.
집 내부에선 8~14세인 아동 4명이 추가로 발견됐고, 모두 제대로 먹지 못한듯 깡마른 상태였다.
경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과 짐승의 배설물, 각종 쓰레기가 풍기는 악취 때문에 집안을 수색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한 경찰관은 지역 언론인 샬럿옵서버에 "악취가 진동해 숨 쉬기조차 힘들었다"며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아이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 부부의 직업을 알고 또 한 번 경악했다. 남편은 병원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고 아내는 사회보장국에서 감독관으로 재직 중인 고위 공무원으로 밝혀졌기 때문.
두 사람은 아동학대, 폭행, 감금,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됐으며 가해 여성에게는 공무원 직무유기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인면수심의 부모 밑에서 자란 피해 아동 5명 가운데 4명은 입양아이며, 모두 또래보다 키가 작고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아동은 현재 집에서 나와 어머니가 일하는 사회보장국 산하 아동보호소로 옮겨졌다.
이웃 주민들은 "가끔 그 집 아이들이 찾아와 '먹을 것 좀 달라'고 해 이상하게 여겼지만 끔찍한 학대에 시달리는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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