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한·중·일 포토타임..더 이상 뻣뻣할 수 없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8일 16시27분    조회:330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8차 한·중·일 차관보급 회의 현장 가보니…

11월7일 오후 2시30분, 신라호텔 영빈관 2층 회의실에 서 있었습니다. 한중일 3국 고위급(차관보급)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이었습니다. 이 회의가 마지막으로 열린 게 지난 해 4월이었으니, 1년 하고도 7개월 만에 열리는 회의였습니다. 차관보급 회의는 사실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징검다리 회의 정도니까 한중일 정상회의를 매년 할 때 같았으면 직접 현장에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난다? 아베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 만난다? 이런 장면들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니 차관보급 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교부의 이경수 차관보와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이 예정 시간보다 4분이 지나서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회의장에 나타났습니다. 어째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을 제끼고 이경수 차관보 하고만 얘기를 하면서 회의장에 들어갑니다. 이 차관보와 류 부부장을 스기야마가 어색하게 따라가는 꼴이 됐습니다.

이제 포토타임. 후레쉬가 터지자 스기야마 심의관이 먼저 이 차관보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짧은 악수.

하지만 류 부부장에게는 악수를 청하지 않습니다. 바로 앞을 바라봅니다. 셋 다 어색하게 카메라를 바라보고 쉴새없이 후레쉬는 터졌습니다. 등을 자연스럽게 감싸거나 아님 악수를 하는 포즈를 취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셋 다 더 이상 뻣뻣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리로 돌아가 짧은 모두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경수 차관보 "오늘 만남이 3국의 협력을 발전시키고 미래의 협력방향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 좋은 말입니다.

스기야마 외무심의관 "서울에 오니 두번째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다. 한국으로부터 초대 받아서 기쁘다. 오늘 회의를 통해 솔직하고 다양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하길 기대한다" - 역시 좋은 말입니다. 셋 중에 기분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류전민 부부장 "동북아에서 3국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세 나라간 협력의 진전 속도가 여러 어려움과 난관 때문에 느려지고 있다. 서로간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경제 협력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 이 역시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말 속에 뭔가 뼈가 있습니다.

모두 발언이 끝나고 취재진은 퇴장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3시간 반 정도 지나서 회의 결과가 전해졌습니다.

"세 나라는 한중일 3국 협력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번영을 위해 중요한 협력의 틀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앞으로 이러한 3국 협력의 동력을 계속 유지·강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3국 정상회의 개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기로 하였다."

맞는 말이고 또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3국 정상회의는 열지, 연다면 언제 열지,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었습니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모두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일관계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에 기분이 나쁜, 일본과 같은 자리에 있고 싶지 않은 중국 때문일 겁니다. 이번 3국 고위급 회의가 오랜만에 열리게 된 것도 다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두 나라의 갈등에 비하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영토 갈등은 외교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각자 국내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각자 자국의 여론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좋게 좋게 문제를 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가운데서 중재자의 역할을 좀 적극적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멀리 이사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 나라는 얼굴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운명입니다. 좋아도 싫어도 이미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고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습니다. 결국 함께 살아야 한다면, 세 나라 중에 나설 수 있는 나라가 지금은 우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 양자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는 것은 지금 우리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울 겁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이 3자 관계, 나아가 동북아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 나서는 게 자연스럽고 현실적입니다. 뻣뻣한 포토타임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우리가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60여명, 자동차 몰며 운전 허용 캠페인 여성들의 차량 운전이 사실상 금지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 26일(이하 현지 시각) 여성 60여명이 자동차를 몰며 운전 허용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권에서도 보수적으로 율법을 해석하는 국가이자 전 세...
  • 2013-10-28
  • "부패·증세 추구 정당들과 제휴 안 해" 민심 사로잡아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총선거를 치러 한창 개표 작업이 진행 중인 체코에서 신생 정당인 '긍정당'(ANO)이 18%가 넘는 득표율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1년 창당한 긍정당은 영어로는 '예스'(Yes)를 ...
  • 2013-10-27
  •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미국 당국이 2천800만 달러(약 297억3천만원) 상당의 온라인 가상 화폐를 적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연방검사는 온라인 장터인 '실크로드'의 운영자 로스 윌리엄 울브리히트(29)의 컴퓨터 하드웨어에서 14만 4천336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고 밝...
  • 2013-10-27
  •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 감청을 2002년부터 시작해 올해 6월까지 10년 이상 해 왔다고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습니다. 슈피겔은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기밀문서 상에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번호가 'GE 메르켈 총리'로 표시돼 있으며. 메르켈 총리가 야권 정치인 시절...
  • 2013-10-27
  • 미국 교도소에서 인정베푸는 한인 봉사자 (글렌빌=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중범죄인을 수용하는 미국 조지아주 글렌빌의 스미스 교도소에서 한인교도소사역회와 미션아가페, 연합장로교회 신자 등 40여명이 2천300인분의 칠면조 요리를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2013.10.27 jahn@yna.co.kr 연합뉴스에 최초...
  • 2013-10-27
  • (검색하기">트레저 아일랜드 <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 =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검색하기">샌프란시스코만(灣)에 떠 있는 바지선 위에서 정체불명의 구조물이 조립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거의 없으나,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구글이 '물 위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
  • 2013-10-27
  • 이달 중순 초강력 사이클론 '파일린'이 강타한 인도 동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모두 48명이 숨졌습니다. 인도 뉴스통신 PTI는 동부 해안에 있는 오리사주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지난 21일부터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하천이 범람해 30개 지역의 저지대 주민 약 7만 명이 178개 대피소로 피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 2013-10-27
  • European Pressphoto Agency 한국은 독도, 일본은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이 섬은 양국 사이에서 수많은 외교 분쟁을 일으켰다. 오늘은 한국이 기념하는 ‘독도의 날’이다. 작은 바위섬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이 벌이는 영토 분쟁이 헤드라인에 오르지 않은지 수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어떻게든 이 ...
  • 2013-10-26
  • 미국의 유명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중국인을 말살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와 중국의 심기가 불편하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지미 키멜이 진행하는 ABC방송의 '지미 키멜 라이브'쇼로 주로 연예인 게스트들이 참석해 가벼운 주제를 나누는데다 생방송인 탓에 가끔 돌발적 발언, 선정적 장면이 튀어나와 흥미를 더하는 오...
  • 2013-10-26
  • 일본학자 무라타 토다요시가 새 저서 "일중 영토분쟁의 기원-역사당안으로 본 조어도 문제"에서 일본과 중국의 역사자료 대비를 통해 조어도는 역사적으로 일본에 속한적이 없으며 원래부터 중국에 속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라타 토다요시는 저서에서 지리적 관점으로부터 조어도는 유구 3부 36개 섬에 속하지 않은 이유를...
  • 2013-10-2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