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한·중·일 포토타임..더 이상 뻣뻣할 수 없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8일 16시27분    조회:343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8차 한·중·일 차관보급 회의 현장 가보니…

11월7일 오후 2시30분, 신라호텔 영빈관 2층 회의실에 서 있었습니다. 한중일 3국 고위급(차관보급)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이었습니다. 이 회의가 마지막으로 열린 게 지난 해 4월이었으니, 1년 하고도 7개월 만에 열리는 회의였습니다. 차관보급 회의는 사실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징검다리 회의 정도니까 한중일 정상회의를 매년 할 때 같았으면 직접 현장에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난다? 아베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 만난다? 이런 장면들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니 차관보급 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교부의 이경수 차관보와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이 예정 시간보다 4분이 지나서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회의장에 나타났습니다. 어째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을 제끼고 이경수 차관보 하고만 얘기를 하면서 회의장에 들어갑니다. 이 차관보와 류 부부장을 스기야마가 어색하게 따라가는 꼴이 됐습니다.

이제 포토타임. 후레쉬가 터지자 스기야마 심의관이 먼저 이 차관보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짧은 악수.

하지만 류 부부장에게는 악수를 청하지 않습니다. 바로 앞을 바라봅니다. 셋 다 어색하게 카메라를 바라보고 쉴새없이 후레쉬는 터졌습니다. 등을 자연스럽게 감싸거나 아님 악수를 하는 포즈를 취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셋 다 더 이상 뻣뻣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리로 돌아가 짧은 모두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경수 차관보 "오늘 만남이 3국의 협력을 발전시키고 미래의 협력방향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 좋은 말입니다.

스기야마 외무심의관 "서울에 오니 두번째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다. 한국으로부터 초대 받아서 기쁘다. 오늘 회의를 통해 솔직하고 다양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하길 기대한다" - 역시 좋은 말입니다. 셋 중에 기분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류전민 부부장 "동북아에서 3국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세 나라간 협력의 진전 속도가 여러 어려움과 난관 때문에 느려지고 있다. 서로간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경제 협력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 이 역시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말 속에 뭔가 뼈가 있습니다.

모두 발언이 끝나고 취재진은 퇴장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3시간 반 정도 지나서 회의 결과가 전해졌습니다.

"세 나라는 한중일 3국 협력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번영을 위해 중요한 협력의 틀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앞으로 이러한 3국 협력의 동력을 계속 유지·강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3국 정상회의 개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기로 하였다."

맞는 말이고 또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3국 정상회의는 열지, 연다면 언제 열지,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었습니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모두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일관계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에 기분이 나쁜, 일본과 같은 자리에 있고 싶지 않은 중국 때문일 겁니다. 이번 3국 고위급 회의가 오랜만에 열리게 된 것도 다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두 나라의 갈등에 비하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영토 갈등은 외교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각자 국내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각자 자국의 여론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좋게 좋게 문제를 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가운데서 중재자의 역할을 좀 적극적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멀리 이사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 나라는 얼굴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운명입니다. 좋아도 싫어도 이미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고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습니다. 결국 함께 살아야 한다면, 세 나라 중에 나설 수 있는 나라가 지금은 우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 양자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는 것은 지금 우리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울 겁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이 3자 관계, 나아가 동북아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 나서는 게 자연스럽고 현실적입니다. 뻣뻣한 포토타임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우리가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26년 전 스페인의 작은 골동품점에서 20만원에 산 유화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가 10대 때 그린 첫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진품 사실이 인정됨에 따라 이 작품의 가치가 달리 작품 중 역대 최고가인 138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페인 마드리드 ...
  • 2014-05-23
  •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을 맡고있는 미국 하원 군사위 소속 로레타 산체스 의원 (연합뉴스 DB) "2007년 위안부 결의안 이행하라"…의사록에 공식등재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하원 군사위 소속 로레타 산체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22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
  • 2014-05-23
  • 미국 소재의 2077개 트로이 목마나 봇넷이 서버를 통제해 중국의 약 118만 대 호스트 컴퓨터 직접 제어 미국 소재의 2016개 IP가 중국 1754개 웹사이트에 백도어 침입…백도어 해킹 사건만도 약 5만 5천 회에 달해 미국 사법부는 인터넷 해킹으로 미국 기업의 기밀을 빼낸 혐의로 중국 현역장교 5명을 기소했다고 19...
  • 2014-05-22
  • 중국 윈난성 장청(Jiangcheng)에서 18일(현지시간) ‘버팔로 보디페인팅 대회(buffalo bodypainting competition)‘가 열렸다. 약 1646만원(10만 위안)의 상금을 두고 8개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경쟁을 벌였다. 한 여성이 보디페인팅을 한 물소를 무대로 이끌고 있다. [AFPBBNews=뉴스1]    ...
  • 2014-05-22
  • 꼴롬비아에서 어린이 33명이 숨진 뻐스화재사고를 일으킨 운전사에 대해 검찰이 《살인》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꼴롬비아 북부 푼다씨온에서 교회례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어린이들을 태운 뻐스가 폭발해 어린이 33명이 숨졌다. 검찰은 운전사가 휘발유통으로 연료를 넣으려고 차에서 내렸을 때 ...
  • 2014-05-22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에 활용한 ‘백신 예방접종 프로젝트’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CIA의 백신 예방접종 프로젝트가 빈 라덴 제거 작전에 악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키스탄을 비롯한 이슬람권에서 백신 거부 움직임이 본격화해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
  • 2014-05-21
  • Airplanes taxi at the Sao Paulo International airport, which is under renovation, in Guarulhos, Brazil, Tuesday, May 20, 2014. The chronic delays in airport renovations have matched those in stadium construction, and officials have acknowledged for a while that visitors will be using unfinished air...
  • 2014-05-21
  • 20일(현지시간)나이지리아 중부 조스시 아부자 시장 인근 차량 폭발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라고스 AFP·AP=연합뉴스) 과격 무장 이슬람단체의 여학생 납치 사건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20일(현지시간) 두 차례의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18명이 사망했다....
  • 2014-05-21
  • [사진=위키피디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은 인사들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에 공공연히 히틀러를 함께 언급했고 ‘푸틀러’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찰스 왕세자는 20일(현지시간) 캐...
  • 2014-05-21
  • (왼쪽)선거 주기별 ‘검은돈’ 지출 규모 (오른쪽)과거 선거 대비 현재까지 ‘검은돈’ 지출 규모 (매 주기의 2차 년도 4월29일 현재 기준) [자료 : 책임지는정치센터(OpenSecrets.org)]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에선 오는 11월 상ㆍ하원 선거를 앞두고 억만장자들의 대리전이 한창이다. 민주당...
  • 2014-05-2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