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특유 개성 과시… 뉴욕표심 잡아 “대통령가족보다 자존심 높여” 평가
[동아일보]
새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빌 더블라지오 가족의 ‘헤어스타일 정치’가 미국 정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5일 선거에서 승리하고 난 뒤 축하 집회에 나온 가족들은 흑인 남녀 특유의 헤어스타일을 마음껏 뽐냈다.
부인 셜레인 매크레이는 머리털을 가늘게 땋아 오글오글하게 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특히 뒤에서 묶어 아래로 드리운 머리(포니테일)가 돋보였다. 딸 키아라는 느슨한 곱슬머리를 장미 모양 밴드로 묶었다. 누구보다 눈길을 끈 사람은 아들 단테. ‘아프로’라고 불리는 커다랗게 붕 뜬 머리를 한 그는 의기양양하기까지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인터넷판에서 “미국 중앙정치 무대에서 흑인 고유의 헤어스타일이 주목받는 흔하지 않은 광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이날 집회에 ‘생긴 대로’ 흑인 머리를 하고 나온 가족들의 모습은 이번 선거전에서 더블라지오 시장이 던진 백 마디 진보 구호보다 더 강렬한 정치적 문화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인 주류 사회 속에 살아있는 흑인 문화, 뉴욕의 문화적 다양성,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것을 고집하는 진보적 개인주의 등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머리카락이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 짧게 자르고 미셸 여사는 백인처럼 펴는 스타일인 점에 비춰 미국 흑인 사회에서는 “더블라지오 가족이 오바마 가족보다 더 흑인의 자존심을 높였다”는 말도 나온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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