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이 최고속도가 마하6에 이르는 극초음속 비행기 개발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지금껏 인류가 개발한 가장 빠른 비행기 SR-71 블랙버드(Black Bird)의 최고속도 보다 2배 빠른 그야말로 '괴물 비행기'가 만들어지는 셈. 2018년 초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래드 르랜드 록히드 마틴 기술책임자는 1일 SR-72의 개발 계획을 밝혔다.
그는 "현존 SR-71과 같은 크기와 구성을 갖추되 작전범위와 속도가 2배인 무인정찰기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2018년 첫선을 보인 뒤 203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R-72 정찰기 개발팀 '스컹크팀'을 7년째 이끌고 있는 르랜드 책임자는 이어 현재 긴축재정을 고려해 낮은 가격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면서 향후 5~6년 동안 10억 달러 미만의 개발비가 들것이라고 밝혔다.
SR-72는 10만 피트 상공을 최대 마하 6의 속도로 날아가게 되는 데 마하 2.5까지는 기존 제트엔진을 사용하지만 그 이상은 램제트라는 특수엔진을 사용한다.
록히드 마틴에 제시한 마하 6 속도는 그동안 불가능에 가까웠던 마하3의 벽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미 국방성은 그동안 마하 4에 대한 실험을 수차례 실시했으나 번번히 실패했고 현존 제트 터빈 엔진으로는 음속 3.5를 돌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올해 초 로켓다인을 인수한 에어로젯사는 최대 마하 6까지 도달할 수 있는 제트엔진으로 로켓추진형 램짓엔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르랜드 책임자는 SR-72는 모든 정찰 목표지점에 한시간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마하 6의 극초음속으로 '게임을 바꾸는 (game-changing)'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랜드 책임자는 "적국이 그들의 주요 자산을 은폐하거나 이동시킬 시간이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포착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것이 바로 획기적인 혁신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록히드마틴은 또한 이르면 2018년까지 램짓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극초음속 타격미사일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미 공군은 오는 2020년까지 마하 5의 항속을 갖춘 초음속 타격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어 록히드 마틴의 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놓고 군수업계는 SR-72가 정착기능 이외에 미사일 타격 기능도 갖춘 '작전용 다목적 정찰기'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1965년 미국이 개발한 오징어 모양의 SR-71 블랙버드는 사상 최초로 음속의 3배 이상을 돌파한 초음속 정찰기였다.
SR-71 블랙버드는 미소 냉전의 산물이었다. 소련의 핵심 시설을 엿보려고 1950년대 개발한 U-2 정찰기가 1960년 소련이 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
미국은 미사일보다 빠른 비행기를 개발해 소련의 미사일을 따돌린다는 개념 하에 SR-71 블랙버드를 개발했다. 실제 SR-71 블랙버드 4000번 이상 미사일 공격을 속도만으로 따돌린 것으로 유명하다.
'검은 괴물새'는 21세기인 지금도 깨지지 않은 고고도(25.9km), 고속(3529k/km)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999년 10월 10일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냉전이 끝나고 미국의 국방비가 큰 폭으로 감축되면서 시간당 2만 5000달러에 달하는 운영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비행횟수를 제한하다 결국 퇴역시킨 것.
퇴역 때까지 베트남전에 투입됐고,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도 배치돼 북한과 소련 영공을 수시로 들락거렸다. 1968년 1월 미국 해군의 정보수집함인 푸에블로호가 북한군에 나포된 사건을 가장 먼저 확인한 것도 SR-71이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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