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련 딛고 꽃 피우는 북흥촌의 청춘 리포트
룡정시 삼합진 북흥촌, 꽃샘추위가 아직도 고개를 드는 초봄이지만 마을 한켠에 자리한 ‘실내 새우 양식온실’에서는 푸른 생명의 숨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산서성과 내몽골 등 지역에서 찾아온 ‘00후’ 서부계획 지원자 장지도, 왕가옥, 경비비, 왕저 등은 전통 농촌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전원일기’를 하루하루 새겨 내며 미래를 여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현대판 전원일기'는 매일같이 희망의 장을 더해가고 있으며 이제 그 이야기는 단순한 농업 혁신을 넘어 청춘의 열정이 빚어내는 사회적 변화의 서사로 발전하고 있다.
서부계획 지원자 장지도가 새우 치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전통을 넘어 현대 농업의 신호탄을 쏘다
지난해 북흥촌은 오랜 농업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촌 간부와 청년 자원봉사자들은 깨끗한 물 자원과 토지 조건을 분석해 ‘실내 새우 양식’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현대 농업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이들은 현지의 풍부한 지하수와 평탄한 지형을 활용한 첨단 양식산업 모델을 구상했는데 특히 수질 분석과 온도 제어가 가능한 실내 양식 시스템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북방 농촌에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축했다.
서부계획 지원자 장지도(왼쪽)와 왕저가 수집한 자료를 담론하고 있다
프로젝트 초기, 이들은 농업 경험이 전무한 '백지 상태'에서 출발했다. 묘종 선별부터 사료 배합, 양식못 설계까지 직접 발품 팔아 뛰면서 체득한 경험은 청년들에게 값진 성장의 발판으로 되였다. 농학 전공자 한명 없이 3개월간의 치밀한 자료 수집과 사업 계획으로 현지 기업인 연변불함산사문화관광유한회사(延边不咸山舍文旅有限公司)의 두터운 신뢰를 얻어낸 것은 그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였다. 새우의 생체리듬을 연구하기 위해 그들은 2주간 새우 수면 패턴을 관찰하는가 하면 매일 새벽 두시 알람이 울리면 눈을 비비고 일어나 어두운 농촌길을 비춰가며 새우 먹이를 주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일을 반복하군 했다.
새우 먹이를 주고 있는 서부계획 지원자 왕저
“여기로 온지가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매일 수온을 체크하고 새우 먹이를 주다 보니 하루가 어찌 이리 보람차던지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던 새우들이 조금씩 커가는 것을 보면 너무 뿌듯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새우의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을 연구했고 정기 모임에서 실패와 성공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양식장 한켠에 마련한 간이 탁자와 의자, 고급스러운 텐트와 근사한 조명등으로 장식된 실내를 둘러보다 보니 미래를 향한 그들의 비전을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관광객들이 직접 낚은 새우를 즉석에서 료리하며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시련을 딛고 피여나는 청춘의 열정
지난해 10월, 20만 마리의 새우 치어가 두 개의 대형 수조를 가득 메웠다. 하지만 음력설 련휴 동안 령하 20도를 웃도는 찬바람이 온실의 보온 비닐막을 찢어 버리며 모든 새우가 얼어 죽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고향에서 돌아와 보니 눈앞이 캄캄했어요.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죠.”
청년들은 즉시 두팔을 걷어부치고 재정비에 나섰다. 극단적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보온 시스템을 강화하고 길림농업대학 전문가의 원격 지도와 주민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3월 초 6만 마리의 치어를 다시 수조에 풀어놓았다.
이제 그들의 손에는 두꺼워진 연구 자료와 체계적인 데이터가 쌓였고 양식장 구석에는 실시간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컴퓨터가 늘 대기중이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실패를 딛고 더 단단해졌습니다. 이 마을에 청춘의 힘을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도요.”
농촌 관광의 새 지도를 그리다
이들의 꿈은 단순한 양식을 넘어, 북흥촌을 찾는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데 있다. 장지도는 양식장을 중심으로 낚시 체험구역, 야외 레스토랑, 문화 공간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조용했던 마을이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날을 꿈꿔봅니다. ‘새우 캠프’로 농촌의 정취를 느끼며 가족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죠.”
서부계획 지원자들은 첨단 기술과 전통의 융합으로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며 변경 마을에 청춘의 열정을 새기고 있다. 이들이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자 농촌에서 써가는 생생한 현장 리포트이기도 하다.
“마을이 단순히 살아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모두가 주목하는 ‘뜨거운 도전’의 삶의 현장이 되길 바랍니다.”
레몬 씨앗을 심었더니 레몬 열매를 맺은 것을 보고 기뻐하는 서부계획 지원자들
장지도의 눈빛에는 오늘도 확신이 가득하다. 춘삼월의 추위를 이겨내는 새우처럼, 이들의 청춘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북흥촌의 미래에 한몫 든든히 보태고 있다.
눈보라 치던 변경의 작은 마을에서 피여난 이 청춘의 열정은 단순한 경제적 성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첨단 기술과 전통이 어우러진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 세대를 아우르는 협력의 힘,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향촌 진흥의 길임을 북흥촌의 청춘이야기로 증명해나고 있다.
/김영화 김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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