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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몽룡과 성춘향이는 노래로 사랑을 주고 받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5년1월24일 11시53분    조회: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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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 창작음악극 《꿈ㆍ춘향》에 부쳐 

해년마다 국가와 성, 주, 시급 전통악기류 무형문화유산 대표성 전승인들과 연주인원들로 <무형문화의 메아리> 음악회를 조직하여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전승에 기여하고 있는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 이 중심에서 일년간 알심들여 준비하여 2024년 12월 5일에 연길시문화관 극장에서 막을 올린 중국조선족 창작음악극 《꿈ㆍ춘향》은 6차례의 공연 일정을 모두 초만원의 관중수로 원만히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여운은 참으로 오래오래 남는다. 

14세기에 설화형식으로 창작되여 구전되다가 18세기 말엽에 정형소설로 완성된 《춘향전》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고전소설로서 량반가문의 아들 리몽룡과 기생의 딸 성춘향의 신분등급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인데,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조선후기의 평민의식을 담아낸 작품으로 유명하다. 조선의 <량산백과 축영대>, <로미오와 쥴리에>로 불리는 《춘향전》은 한어, 영어, 일본어, 로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10여종의 문자로 번역되였으며 영화, 가극, 무극, 텔레비죤련속극 등으로 개편되여 여러 나라의 스크린과 무대에 등장하였는데 중국에서만 해도 월극, 경극, 황매극, 조극, 예극, 진강 등 다양한 버전으로 개편되여 수많은 관중들에게 알려졌고 연변가무단에서는 1990년에 무극으로 창작하여 무대에 올린 바 있다. 

“고전소설이고 또 많은 쟝르로 개편(각색)되여 수많은 관중(독자)들을 가지고 있는 명작이여서 시작부터 각별히 신경을 썼다.” 《꿈ㆍ춘향》의 총연출, 작곡(김하수와 합작), 극본(김정권과 합작)을 책임진 김영주(43세)는 창작 과정에 대해 고전소설의 원 맛을 살리면서 연변의 특색으로 작품을 재조명하기 위해 고심하였다고 하면서 동옥선, 리경화 등 보호중심 지도부의 대폭적인 지지와 관심 속에서 일년여간의 긴장하고도 세심한 련습을 거쳐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되였다고 소개했다. 

서장 《꿈을 찾아(寻梦)》, 제1장 《만남(相遇)》, 제2장 《리별(离别)》, 제3장 《충정(忠贞)》, 제4장 《재회(重逢)》, 종장 《원몽(圆梦)》 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음악극은 타임슬립(穿越) 형식으로 관중들로 하여금 고대의 인물들인 리몽룡과 성춘향, 변학도, 방자와 향단이 등 극중 인물들을 눈앞에서 만나게 하며 정채로운 창작음악과 률동으로 음악극에 빠져들게 한다. 

서장은 고조선어문장으로 설정한 막 앞에 놓인 공원 안의 의자에서 시작된다. 걸상에 앉아 책을 펼쳐든 주인공은 노래 <꿈을 찾아>를 부르면서 관중들을 음악극 속에 인도한다. “옛날 그 옛날의 진정한 사랑 얘기/ 리몽룡과 성춘향의 진정한 사랑 얘기/ 청풍명월 달 밝은 밤 맺은 그 사랑/ 광한루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사랑 얘기” 명랑하면서도 애절한 노래다.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현대 청년들의 갈망이기도 하다.  

막이 열리면 선남선녀들이 광한루 오작교를 배경으로 한장의 그림으로 고정되여 있는데 음악극은 달, 광한루, 오작교를 주요요소로 청춘남녀의 순수하고도 변함없는 사랑이야기를 예술적으로 펼쳐보인다. 

제1장은 달을 타고 내려오는 춘향과 광한루에서 부르는 몽룡의 노래로 시작되는데 첫눈에 정이 든 두 청춘남녀의 절절한 사랑을 보여준다. “어제밤 꿈에 보았는데/ 참사랑이란 이런 걸가요/ 하늘이 내려주신 천생연분일가요/ 바람이 부네요 달이 밝네요/ 이 바람은 무슨 바람일가요/ 바람이 부는데/ 어찌하야 꿈의 향기가 날가요?” 주인공 몽룡의 노래는 관중들에게 극중의 몽룡이가 바로 공원의 걸상에서 《춘향전》을 읽던 청년임을 알려준다. 

몽룡과 춘향의 사랑을 지켜보는 방자와 향단의 등장도 재미스럽고 주인과 하인들이 함께 펼치는 사랑의 춤파티 또한 즐겁기는 마찬가지이다. 불편한 신분제도를 깨고 하인들과 어울리는 춤판은 연변의 률동 요소를 위주로 하였기에 어깨춤이 절로 날 지경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편지 또한 특이하고 신선하다. 큼직큼직한 글로 씌여진 글씨는 관중들도 함께 읽을 수 있다. 한양으로 올라간 리몽룡의 의지는 남성중창으로 보여준다. “소리 높이 읽어라 하늘 천 따지/ 만천하에 울려라 하늘 천 따지/ 머리를 싸매고 오로지 공부만 하자/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못할 게 무엇이냐/ 내사랑이 기다린다 춘향이 기다린다/ 장원급제가 눈앞이다 한늘 천 따지” 춘향에게 남기는 맹세를 교묘하게 <천자문>의 음악으로 들려준다. 천자문을 노래로 각색한 것 또한 새롭고 신기하다.

한양과 남원고을 두곳에 갈라져 있는 몽룡과 춘향이는 무대의 앞뒤쪽에 각각 다른 조명으로 자리잡고 노래를 주고 받는다. 두 청춘남녀의 진실한 마음을 핍진하게 보여주는 <다시 돌아 올 그날을 기약하며>라는 노래는 관중들에게 또 다른 예술세계를 펼쳐보인다.  

제3장에서는 남원사또 변학도의 등장과 함께 춘향의 사랑꿈이 충격을 받는다. 변학도의 수청 강요에 불종하는 춘향은 ‘달’로 만든 감옥에 갇힌다. 제4장에서는 장원급제한 리몽룡이 어사로 되여 남원에 와 변학도를 징벌하고 춘향과 재회하는 장면을 묘사하였고 종장에서는 꿈속에서 깨여난 청년이 꿈속에서 견증했던 춘향과의 견인불유(坚韧不渝)한 사랑이야기를 돌이키면서 달 속에 있는 춘향이가 자기에게 보내는 따스한 미소를 찾아 적극적으로 현실생활 속에 뛰여드는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보여주었다. 

음악극에서는 재래의 고루한 무대설정의 틀을 벗어나 관중들에게 생동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장면들을 설정하여 앙상블(주연배우의 형상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의 효과를 극대화하였는데 이를테면 기생점고에서 변학도에게 잘 보이려는 기생들의 여러가지 추태와 사랑춤파티,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하기 위하여 머리를 동이고 공부하는 장면, 춘향이를 동정하는 집장사령 등이 대표적이다. 다음 현대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시각효과를 높여주었는데 변학도의 악정에 부글부글 끓는 민분을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길로 묘사한 부분이라던가 기생점고에 끌려나오는 춘향이가 배를 타고 나오는 장면, 두쪽으로 갈라진 오작교가 다시 하나로 합치는 등 장면이 그렇다. 

음악극 《꿈춘향》의 극본과 가사를 창작한 김정권씨는 “음악극(뮤지컬)은 음악과 변주가 생명이고 령혼이다. 작곡과 가수(배우)의 표현예술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처음 공연을 보면서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작곡, 편곡들이 너무나 잘 되였기 때문이였다. 창작하면서 우리가 노린 것이 기본상 표현되였다고 생각한다. 우선 아리야, 듀엣, 칸타타, 레치타티보 등의 음악 요소들이 잘 안받침되였기에 명실공히 음악극이란 쟝르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총적으로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예술단에서 이렇게 잘할 줄을 몰랐다. 감개가 무량하다.”고 관람 후기에 밝혔다.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원 연길시조선족예술단)은 중국에서 민족악대와 조선족가무, 곡예를 집대성한 유일한 조선족예술단체로 1981년 11월에 성립되였다. 문화시장 개척과 산업화의 길을 탐색하면서 이 중심에서는 2007년부터 중국조선족 민속풍정을 주제로 한 대형 민속풍정시화 《사계절의 노래》(속편 《향음》)를 창작하고 개편하여 해내외의 관광객들에게 선물하였는데 1,800여회 공연하였고 관람자수는 45여만명에 달한다.

이 보호중심 당지부서기 리경화는 “중국조선족 창작음악극 꿈ㆍ춘향은 우리 중심의 젊은 작곡가와 연출들 그리고 배우진을 동원하여 준비한 야심작이다. 2024년에는 대내 공연임무로 무대에 올렸는데 효과가 매우 좋았고 예술계의 높은 평가도 받았다. 2025년에는 더욱 보완하여 연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며 공연 준비는 현재 진행형이다.”고 밝혔다.

/길림신문 김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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