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벽소설] 그 녀자의 상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5일 10시33분    조회:256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성철이는 이제 불과 두해후면 쉰살 고개에 올라선다. 아직 40대 후반인 셈이다. 그런데 건강관리에 문제가 있은 탓인지 아니면 유전인지 그 몹쓸 당뇨병 종합증으로 발가락이 시꺼멓게 썩어들어간다. 냄새까지 지독하다. 성철이는 긴 한숨을 힘겹게 후유~ 하고 내쉰다. 당뇨병으로 허벅지까지 잘라 버리고 고통스럽게 살다간 아버지의 안타까운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안해가 외국에 돈벌이 간후 시종 돌아오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리혼을 제기해 우리 사랑의 무게가 이것뿐이였더냐... 하고 분김에 리혼했다. 리혼하고 홀로 칠팔년을 살다가 친구의 소개로 고씨성 녀자를 만났는데 녀자가 마음 착하고 털면 먼지 밖에 없는 자기를 극진히 보살피기에 몇달간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병이 갈수록 심해져 발가락이 마비되면서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성철이는 생각을 달리 하게 되였다. 이대로 그냥 행복한 생활을 하고있는 자기가 왜선지 못 얻을 것을 얻은 도적놈처럼 파렴치해 보였다. 그래서 간다온다 소리도 없이 어느 날 슬며시 집에서 뛰쳐 나와 세집을 맡고 혼자 숨어 살고 있었다.

아마 그녀는 갑작스레 사라진 성철이를 찾느라고 헤맬 것이였다. 아마 그럴 것이였다. 찾다가 종시 찾지 못하면 손을 놓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차차 잊게 하는 것이 성철이가 사랑하는 그녀에게 줄수 있는 마지막 위안이고 최선의 상책이라고생각했다.  

성철이는 정말로 그녀에게 앓는 자기때문에 부담을 주기 싫었다. 엄마 따라 외국간 딸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여유있게 보낼리 만무한 딸도 알면 다 부담거리라고생각했다.

갑자기 누군가 집문을 두드린다. 혹시 그녀가 찾아 왔나 귀를 강구어도 문만 두드리지 아무 소리가 없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급하고 초조하다. 십중팔구는 그녀였다. 목소리를 내면 자기인줄 알가봐 잠자코 있으니 문두드리는 소리가 더 급하고 초조해진다. 한참 지나도 집안에서별반응이 없으니  어디론가 핸드폰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열쇠를 잃어 버렸어요, 빨리 와서 문 열어줘요...”

“아, 이제 문이 열리면 나는 더는 숨을곳조차 없다.”

성철이는 여러모로 생각을 굴리다 더는 모르쇠를 대지 못하고 절뚝거리면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밖에서 자취소리를 듣자 그녀 역시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고 서 있었다. 열린 문으로 나타난 성철이를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눈에는 반가운 눈물과 함께 안타까움이 물결쳤다. 열린 집안으로부터흘러나오는 악취가 심했다. 그녀는 성철이의 시커멓게 죽어가는 왼쪽 다섯 발가락에 시선을 던지였다. 함께 있을 때도 발가락이 마비되여 힘들어하는 성철이의 모습을 늘 보아왔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욕하면서 성철이의 목에 매달리였다.

“왜 떠나요? 발가락이 다 썩어 들어 가면서 어디까지 뛰려구이런 못난짓을 해요?”

성철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꼭 말을 해주어야 하였다.

그녀는 악취 풍기는 집에 들어와 창문을 몽땅 열어 놓았다. 그리고 성철이와 마주 앉아서 눈물을 촐랑촐랑 떨군다.

“당장 병원으로 가자요.치료비는 제가 집을 팔아서라도 대겠어요.”

성철이는 코마루가 찡 해나면서 눈물이 왈콱 쏟아졌다.

“나같이 페물인 사람은 살아 갈 필요가 없소. 우리 아버지도 다리가 다 썩어 허벅지까지 절단하고 고통스럽게 살다가 돌아갔소. 나는 아버지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요. 내가 왜 만난지 서너달 밖에 안되는 동무에게 이 희망없는 몸을 맡기고 렴치없이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하겠소.그러니 어서 돌아가 주시오.”

성철이는 그녀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호주머니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서 외면하고있는성철의 얼굴을 돌리더니 찬찬히 눈물을 닦아 주었다.

“나하고 그냥 사는가,안 사는가 하는 것은 두고 볼일이구요.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서너달동안이나 거래하고 있던 동무를 만나 사랑을 느꼈고 정이 들었는데 썩어드는 발가락을 보면서 나 몰라라 피할 순 없었어요.”

“가오,당장 가오. 나에게 마음도, 돈도 더는 투자할 가치가  없소.”

“그렇게 하죠. 내가 동무를 치료해 주면서 든 돈은 그때 가서 저에게 갚으세요. 그러나 지금은 제말을 듣고 먼저 병원으로 가자요.”

성철이는 그냥 고개를 돌리였다. 솔직히 누군가 하루하루스러져가는자기를 보살펴주고 또 생의 희망을 북돋아 주었으면 하고 얼마나 꿈에도 간절히 바라고 또 울부짖어 왔던가?!이제 겨우 한창나이인 40대후반인데...

그녀는 말없이 일어나 밖에 나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친구를 끝내 찾았어. 지금 차를 몰고 여기로 와줘.발가락이 다 썩어들어가고 있구나. 병원으로 가야겠어. 좀 태워 줘.”

“에구-야, 너 호박쓰고 돼지굴 들어가는거아니야. 썩어들어가는 다리를 살리자면 돈을 얼마나 팔아야 하는데? 그 남자도 너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자꾸너를피하는 것 같은데 이 기회에 나 몰라라헤여지는것이  더 상책이지 않을가?! 정식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상책이던 망책이던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됐어. 앓는 남자친구를 나 몰라라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더없이 착한그이를구해내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고 현재로선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상책이야”

“넌정말바보야, 정 그렇다면별수 없지. 내가 달려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전화기 저켠으로 도무지 리해할수 없다는 친구의 가벼운 한탄소리같은 체념이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자는 오히려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그런 묘한 안도감같은 감정이 가득 차오름을 어쩔수 없었다.

/손룡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007
  • 왕훙벽, 중국조선족민속원, 발전 언덕길에 이어 관광객들은 연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打卡地)를 찾아 도시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고 있다.서시장 남쪽켠 해란로에‘연길’이라고 씌여진 붉은색 벽, 해란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여기는 연길’이라고 씌여진 작은 문화정원, 대천성에 있는 조선족 전통 풍격의 건축...
  • 2024-06-21
  • 인파가 물결치는 야시장을 누비며 맛나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 복고 전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식사, 쇼핑, 오락, 관광, 공연 등 각종 야간 문화로 6월 장춘의 여름밤은 활력으로 차넘친다. 길게 줄지어선 음식가게마다 음식경연을 펼치 듯 익숙한 손놀림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의 탄성과 함께...
  • 2024-06-21
  • 19일, 따스통신에 따르면 로씨야 대통령 뿌찐과 조선로동당 총비서이며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은 이날 평양에서〈전면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뿌찐은 김정은과의 회담후 로씨야와 조선이 체결한 〈전면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은 량국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린 획기적인 문건이라고 밝혔다. 조...
  • 2024-06-20
  • 한 작업자가 2021년 3월 24일 필리핀 마닐라국제공항에서 시노백 백신을 운반하고 있다. /신화넷 “중국을 진흙탕에 끌어들일 것만 골몰했다”미국이 코로나19 기간 중국산 백신과 관련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영국 로이터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필리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
  • 2024-06-20
  • 6월 18일 12시 45분, 178명 승객을 태운 티웨이항공 TW683 항공편이 연길조양천국제공항에 순조롭게 도착했다. 이로써 1년 3개월 동안 중단되였던 연길-한국 대구 려객운수 항로가 정식으로 재개되였다.이 로선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 각각 한편씩 티웨이항공이 운항한다. 도착편은 북경시간으로 10:10에 한...
  • 2024-06-19
  • 6월 16일, 길림시조선족배구협회의 조직하에 길림조중 체육관에서 길림시 조선족 단오민속문화활동의 일환으로 길림시조선족배구시합이 개최되였다.길림시조선족배구협회팀, 영길현조선족팀, 길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팀 등 길림시 조선족 배구애호가들로 무어진 남녀 7개 팀의 50여명 선수들이 시합에 참가했으며 총재판장은...
  • 2024-06-19
  • 6월 18일 오후, 연길시제2고급중학교 2024 ‘교장컵’ 축구대회가 원만히 막을 내렸다. 당일 오후에 있은 고중 2학년조 결승전에서 2학년 5반과 2학년 12반은 치렬한 승부차기를 거쳐 각각 고중 2학년조의 우승과 준우승을 따냈다. 2학년 9반과 2학년 3반이 각기 3, 4등을 차지했다.‘교장컵’은 체육과 교육의 융합을 추진...
  • 2024-06-19
  • -주급무형문화유산 안씨알조각 전승인 안영일주급무형문화유산인 안씨알조각 (安氏蛋雕) 전승인 안영일다만 하나의 알에 불과했다. 시장가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게사니알이였다. 그러나 무려 근 한달간의 품을 들인 섬세한 조각을 거친 후 알은 사람들을 경탄케 하는 ‘취약한 예술품’(脆弱的艺术品)으로 ...
  • 2024-06-19
  • 인생의 첫 계몽교과서, 한세대의 소중한 옛 추억련환화는 일명 소인서(小人书)라고 불리웠는데 우리는 그냥 그림책이라고 불렀다.  련환화 예술형식은 중국에서 유구한 력사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엽, 특히 상해에서 형성되여 널리 전해지기 시작했으며 속칭 '소인서'라고 불리웠다.지난세...
  • 2024-06-19
  • 경준해, 전 성 개방협력좌담회서 강조시종 진취적인 마음가짐과  달리고 따라잡는 상태 유지하고 선진경험을 학습 참고하여 개방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호옥정 참석 6월 17일, 성당위 서기 경준해는 전 성 개방협력좌담회를 소집하고 사회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새시대 동북전면진흥추진좌담...
  • 2024-06-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