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벽소설] 그 녀자의 상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5일 10시33분    조회:263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성철이는 이제 불과 두해후면 쉰살 고개에 올라선다. 아직 40대 후반인 셈이다. 그런데 건강관리에 문제가 있은 탓인지 아니면 유전인지 그 몹쓸 당뇨병 종합증으로 발가락이 시꺼멓게 썩어들어간다. 냄새까지 지독하다. 성철이는 긴 한숨을 힘겹게 후유~ 하고 내쉰다. 당뇨병으로 허벅지까지 잘라 버리고 고통스럽게 살다간 아버지의 안타까운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안해가 외국에 돈벌이 간후 시종 돌아오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리혼을 제기해 우리 사랑의 무게가 이것뿐이였더냐... 하고 분김에 리혼했다. 리혼하고 홀로 칠팔년을 살다가 친구의 소개로 고씨성 녀자를 만났는데 녀자가 마음 착하고 털면 먼지 밖에 없는 자기를 극진히 보살피기에 몇달간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병이 갈수록 심해져 발가락이 마비되면서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성철이는 생각을 달리 하게 되였다. 이대로 그냥 행복한 생활을 하고있는 자기가 왜선지 못 얻을 것을 얻은 도적놈처럼 파렴치해 보였다. 그래서 간다온다 소리도 없이 어느 날 슬며시 집에서 뛰쳐 나와 세집을 맡고 혼자 숨어 살고 있었다.

아마 그녀는 갑작스레 사라진 성철이를 찾느라고 헤맬 것이였다. 아마 그럴 것이였다. 찾다가 종시 찾지 못하면 손을 놓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차차 잊게 하는 것이 성철이가 사랑하는 그녀에게 줄수 있는 마지막 위안이고 최선의 상책이라고생각했다.  

성철이는 정말로 그녀에게 앓는 자기때문에 부담을 주기 싫었다. 엄마 따라 외국간 딸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여유있게 보낼리 만무한 딸도 알면 다 부담거리라고생각했다.

갑자기 누군가 집문을 두드린다. 혹시 그녀가 찾아 왔나 귀를 강구어도 문만 두드리지 아무 소리가 없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급하고 초조하다. 십중팔구는 그녀였다. 목소리를 내면 자기인줄 알가봐 잠자코 있으니 문두드리는 소리가 더 급하고 초조해진다. 한참 지나도 집안에서별반응이 없으니  어디론가 핸드폰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열쇠를 잃어 버렸어요, 빨리 와서 문 열어줘요...”

“아, 이제 문이 열리면 나는 더는 숨을곳조차 없다.”

성철이는 여러모로 생각을 굴리다 더는 모르쇠를 대지 못하고 절뚝거리면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밖에서 자취소리를 듣자 그녀 역시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고 서 있었다. 열린 문으로 나타난 성철이를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눈에는 반가운 눈물과 함께 안타까움이 물결쳤다. 열린 집안으로부터흘러나오는 악취가 심했다. 그녀는 성철이의 시커멓게 죽어가는 왼쪽 다섯 발가락에 시선을 던지였다. 함께 있을 때도 발가락이 마비되여 힘들어하는 성철이의 모습을 늘 보아왔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욕하면서 성철이의 목에 매달리였다.

“왜 떠나요? 발가락이 다 썩어 들어 가면서 어디까지 뛰려구이런 못난짓을 해요?”

성철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꼭 말을 해주어야 하였다.

그녀는 악취 풍기는 집에 들어와 창문을 몽땅 열어 놓았다. 그리고 성철이와 마주 앉아서 눈물을 촐랑촐랑 떨군다.

“당장 병원으로 가자요.치료비는 제가 집을 팔아서라도 대겠어요.”

성철이는 코마루가 찡 해나면서 눈물이 왈콱 쏟아졌다.

“나같이 페물인 사람은 살아 갈 필요가 없소. 우리 아버지도 다리가 다 썩어 허벅지까지 절단하고 고통스럽게 살다가 돌아갔소. 나는 아버지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요. 내가 왜 만난지 서너달 밖에 안되는 동무에게 이 희망없는 몸을 맡기고 렴치없이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하겠소.그러니 어서 돌아가 주시오.”

성철이는 그녀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호주머니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서 외면하고있는성철의 얼굴을 돌리더니 찬찬히 눈물을 닦아 주었다.

“나하고 그냥 사는가,안 사는가 하는 것은 두고 볼일이구요.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서너달동안이나 거래하고 있던 동무를 만나 사랑을 느꼈고 정이 들었는데 썩어드는 발가락을 보면서 나 몰라라 피할 순 없었어요.”

“가오,당장 가오. 나에게 마음도, 돈도 더는 투자할 가치가  없소.”

“그렇게 하죠. 내가 동무를 치료해 주면서 든 돈은 그때 가서 저에게 갚으세요. 그러나 지금은 제말을 듣고 먼저 병원으로 가자요.”

성철이는 그냥 고개를 돌리였다. 솔직히 누군가 하루하루스러져가는자기를 보살펴주고 또 생의 희망을 북돋아 주었으면 하고 얼마나 꿈에도 간절히 바라고 또 울부짖어 왔던가?!이제 겨우 한창나이인 40대후반인데...

그녀는 말없이 일어나 밖에 나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친구를 끝내 찾았어. 지금 차를 몰고 여기로 와줘.발가락이 다 썩어들어가고 있구나. 병원으로 가야겠어. 좀 태워 줘.”

“에구-야, 너 호박쓰고 돼지굴 들어가는거아니야. 썩어들어가는 다리를 살리자면 돈을 얼마나 팔아야 하는데? 그 남자도 너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자꾸너를피하는 것 같은데 이 기회에 나 몰라라헤여지는것이  더 상책이지 않을가?! 정식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상책이던 망책이던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됐어. 앓는 남자친구를 나 몰라라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더없이 착한그이를구해내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고 현재로선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상책이야”

“넌정말바보야, 정 그렇다면별수 없지. 내가 달려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전화기 저켠으로 도무지 리해할수 없다는 친구의 가벼운 한탄소리같은 체념이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자는 오히려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그런 묘한 안도감같은 감정이 가득 차오름을 어쩔수 없었다.

/손룡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030
  • 연길시공안국은 전국 공안기관의 여름밤 치안순찰 예방선전 집중통일행동배치에 따라 주공안국의 구체적인 포치하에 8월 9일부터 11일까지 제2차 여름밤 치안순찰 예방선전 집중통일행동을 전개했다.8월 9일 저녁, 연길시공안국의 치안과 교통, 특수순라경찰 등 부문은 련합 출동하여 치안 위법범죄를 강력하게 타격하...
  • 2024-08-16
  • 성급무형문화유산 중국조선족장기 전승인 조룡하성급무형문화유산 중국조선족장기 전승인 조룡하에헤~ 상투박이 저 로인네 뚜각때각 장기만 둔다네장이야 군이야 장 받아라 상이 뜨면 포 떨어진다얼씨구 지화자 좋다 절씨구 두어야 장기지얼싸 장군을 받아라 옛다 멍군이 아니냐대명천지 밝은 날에 긴 담배대 곁들어 물고에...
  • 2024-08-15
  • 운남성 대리시 대리고성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최승호기자 촬영 려행, 귀향 창업, 외국인 투자… 우리 나라에서 ‘소도시’가 젊은 세대들에게서 매력적인 려행지·주거지·사업지로 각광받고 있다.◇젊은층이 선호하는‘소도시 문화려행’올해 휴일 려행지로 소도시를 선택하는 젊은층이 늘었다. 많...
  • 2024-08-15
  • 제19회 중국장춘영화제 소식공개회에 따르면 중앙라지오텔레비죤방송총국과 길림성정부에서 주최하고 장춘시정부가 주관하는 제19회 중국장춘영화제가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장춘시에서 개최된다.이번 영화제는 '새시대 · 새요람 · 새력량'을 주제로 '영화의 도시에 모여 함께 영화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 2024-08-14
  • 우리 나라 ‘군가의 아버지’ 정률성동지를 깊이 추모하기 위한 ‘정률성 탄신 110돐 기념’ 계렬 활동이 8월 9일부터 10일까지 할빈에서 개최되였다. 활동은 문화및관광부, 중국문학예술계련합회,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에서 주최하고 문화및관광부 예술사, 중국음악가협회, 중국교향악단, 할빈시문화라지오텔레비죤및관광국...
  • 2024-08-14
  • —장춘영화세기성과 함께 하는 하이 투어밤장막이 내리드리운 장춘영화세기성은 환상의 마법세계를 방불케 한다. 알록달록한 화려한 불빛들은 장내를 환하게 비추고 10여개의 테마꽃등과 어우러져 그 속을 거니노라면 동화왕국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걸음마다 풍경이여서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응룡, 곤붕, 구미호 등...
  • 2024-08-14
  • 8월 13일, ‘2024 동윤컵ㆍ길림성청소년축구초청경기’가 룡정시해란강축구문화타운에서 개최되였다. 동윤공익기금회 리사장 공동매, 길림성인대 상무위원회 당조부서기이고 부주임이며 성자선총회 회장인 전금진, 길림성민정청 당조서기이고 청장이며 성자선총회 상무부회장인 소모문, 연변주정부 부주장 정권 등이 개막식...
  • 2024-08-14
  • 8월 12일 저녁, 전 중국침략 일본군 제731부대 ‘소년대’의 원 대원인 시미즈 히데오가 비행기편으로 할빈에 도착했다. /신화넷8월 13일 오전, 전 중국침략 일본군 제731부대 대원 시미즈 히데오(清水英男) 일행이 할빈시 평방구 중국침략 일본군 제731부대 죄증진렬관을 찾아 증언하고 사죄했다.시미즈 히데오는 올해 94세...
  • 2024-08-14
  • 19일간 지속된 2024년 빠리올림픽이 11일 막을 내렸다. 수많은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중국체육대표단이 총 40개의 금메달, 27개의 은메달, 24개의 동메달로 해외에서 참가한 하계올림픽중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지난 10여일 동안 중국 운동선수들의 따낸 성적은 ‘돌파’의 련속이였다. 다이빙(跳水)...
  • 2024-08-14
  • ◇ 신기덕연변 로인절은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변지역에서 각지의 ‘로인회’가 결성되기 시작한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인협회의 전신은 바로 60~70년전에 존재했던 ‘로인독보조’이다. 1982년 8월 15일에 이르러 로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중국 최초의 로인사회단체인 동성용진 ‘로인협회’가 설립되였다. 이...
  • 2024-08-1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