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거침없이 세차게 흐르는 예술의 긴 강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8월7일 14시26분    조회:411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백모녀〉 1950년

〈평원유격대〉 1955년

〈상감령〉 1956년

〈다섯송이 금화〉 1959년

2023년 2월 7일, 참 해빛이 좋은 날, 동북의 광활한 대지에는 두터운 눈이 덮여있었다. 나는 장춘에 도착하기 바쁘게 그토록 가 보고 싶은 장춘영화촬영소 옛터 박물관에로 향했다. 한것은 이 영화박물관은 내 인생의 하나 하나의 발자국과 더불어 나의 잊을 수 없는 기억, 아름다운 기억 또는 슬픈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때문이다.

내가 처음 본 영화가 바로 장춘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백모녀〉이다. 내가 4살을 넘던 그해 봄이였는데 아버지가 나를 목마 태우고 4리 길을 걸어 공사마당에 가서 그 영화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가 당도하니 영화는 이미 방영을 시작했는데 구경 온 사람이 공사마당을 꽉 채웠었다. 모두들 그래도 영사막 가까이 중간자리를 향해 비비고 들어가 보려고 아둥바둥했다.그러다 한번씩 바람을 타는 벼파도처럼 사람들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욱 밀려가기도 했는데 워낙에 키꼴이 나고 어려서부터 무공을 련마해온 아버지만은 철기둥마냥 끄떡 없었다. 그렇게 잘 버텨주는 아버지 덕분으로 나는 목마를 탄채 〈백모녀〉에 빠져들어가 희아 신세에 눈물을 흘렸고 황세인을 보면서 뼈저리게 증오했다. 영화가 끝나 공사마당에서 흩어져 나올때까지 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얼마후부터 순회적으로 본 대대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게 돼 우리는 영화보러 공사에 가지 않아도 되였다. 달마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였어도 그래도 3, 4개월에 한번씩은 집문 앞에서 볼 수 있었다.

공사의 영화 방영원은 초중을 졸업한 우리 촌의 칠근이란 형이였다. 공사에서 초등 중학교 이상 학력의 지식청년을 방영원, 방송원, 전화 선로원 등 직에 초빙할 때 칠근이 형을 우리 촌의 당지부 서기가 추천했던 것이다.

우리는 〈평원유격대〉는 칠근이형이 촌에 돌아와 방영해주는 것을 보았다. 촌에서 그 영화를 방영한 후에도 나와 우리 촌 조무래기 7, 8명은 칠근이형이 방영하러 가는 5, 6개 촌을 따라다니며 보고 또 보았다. 적어도 몇리, 십몇리씩은 걸어가야 했고 가는 촌의 로천영화장은 초만원을 이루기 십상이라 앞자리로 비비고 들어갈 수 없을 땐 우리는 영사막 뒤켠의 둔덕에 올라가 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토록 그 영화에 빠져들군 했다. 주인공 리향양에 반해 우리 몇은 리향양의 권총을 누구나 다 나무로 하나씩 모조했었다. 박물관 진렬장에 소장된, ‘리향양’이 당년에 사용했던 그 두자루 권총을 가리켜 해설원은 그 권총은 실탄총이라면서 당년에 특별히 신청하여 비준을 받아 이렇게 진렬할 수 있은 것이라고 말해준다. 반세기가 흘렀지만 그 권총을 바라보면서 나는 여전히 등마루가 짜릿해날 지경으로 기뻐했다.

〈평원유격대〉전시대 바로 옆에 〈다섯송이 금화〉전시판이 보인다. 전시판 속 미소 짓는 금화처녀를 바라 보면서 나의 머리속에는 이 영화와 관계되는 많는 사람과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나의 할머니가 보신 첫 영화가 〈다섯송이 금화〉이다. 할머니는 대대에서 영화를 돌려도 전쟁하는 영화를 보기 무섭다며 종래로 보러 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영화 보러 간다 하면 할머니는 원두나 콩을 볶아서 우리 호주머니에 넣어주어 영화를 보면서 먹게 하였는가 하면 우리가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면 출출해한다고 어느새 쑥떡을 만들어놓기도 하고 고구마완자를 튀겨놓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 보는 날이면 우리 집은 마치도 설을 쇠는 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 우리 촌에서 〈다섯송이 금화〉를 방영했을 때이다. 말하자면 그먼저 이웃 마을 아낙네들이 〈다섯송이 금화〉를 보고 나서 우리 할머니보고 “‘금화’처녀는 정말로 꽃 같은데 우리 마을 처녀들은 ‘금화’같은 애가 하나도 안보인다니까요.” 해서 할머니는 “우리 촌의 처녀애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령리한데, 영화 속 처녀들과 견주어 볼 처녀가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안되지!”하며 반발해나섰다. 그래서 이번엔 우리랑 같이 대대서 방영하는〈다섯송이 금화〉를 가 보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할머니는 그때 이미 팔순이 퍽 넘었고 그런데다 ‘쪽발’이였으니 할머니 걸음으로는 도저히 대대까지 갈수 없는 일이였다. 12살난 나와 14살난 형이 할머니를 번갈아가며 업고 긴 걸상까지 챙겨들고 힘겹게 대대 마당까지 간 기억이 새삼스럽다.

할머니는 그 영화를 넋을 잃고 다 보았다. 할머니는 이 세상에 영화가 그렇게 보기 좋을 줄을 꿈에서도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그 영화를 보고 나서 할머니는 “‘금화’처녀가 정말로 한송이 꽃 같더라. 이쁘기도 하고 마음씨도 착하고 … ” 하며 외웠다. 그 뒤로 할머니는 영화에 인이 박혀 촌에서 영화를 돌릴 때마다 우리를 따라가겠다고 하셨다…

〈다섯송이 금화〉전시판을 보면서 나의 대학 동창인 작가 왕평이 떠올려지기도 했다. 왕평과 그의 안해 당소매는 바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혼약을 맺은 것이라고 했다. 워낙 두 집은 장사시에서 같은 골목에서 살아온 이웃간이였는데 하루는 왕평이 당소매한테 〈다섯송이 금화〉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넌지시 청을 들었는데 당소매가 머리를 끄덕이며 그 청을 받아들였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왕평은 이내 집으로 달려가 입고 있은 흰색 ‘디칠량’(的确凉) 반팔 적삼을 씻어 말리우느라 반나래 역사질 했다. 당시 입고 나갈 만한 옷이 그 한견지 뿐인데 그렇다고 저녁에 땀냄새 나는 대로 당소매와 같이 ‘금화’를 보러 갈 수 없었기 때문에 향수 냄새 나는 세수비누로 그 적삼을 씻어 장대기에 걸었는데 생각 밖으로 적삼이 잘 말라주지 않아 왕평은 해질녘까지 작은 마당의 해볓을 따라가며 옷을 겨우 말리워 입고 갈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왕평은 당소매의 웃는 얼굴이 볼수록 ‘금화’의 미소 짓는 얼굴과 닮아보였다고 한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도 왕평네 부부는 그렇게 아름다운 저녁에 그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작가 진아선한테도 그림속 ‘금화’와의 에피소트가 있다. 그가 희극〈조조와 양수〉를 창작할 때 밤에 배고픔을 달릴 것을 대비해 과자를 사놓느라 한 것이 통 두껑에 ‘금화’의 이미지가 박힌 과자를 사와 그 과자통을 책상과 마주한 , 머리 들면 바로 보이는 창턱에다 올려놓았다고 한다. 밤샘에 배고플 때 그 과자통 두껑을 열어 과자를 꺼내 먹기도 하지만 창작에 몰두하다 지칠 때면 한번씩 머리를 들어 그 과자통에 머물고 있는‘금화’의 미소를 바라보았다고 한다… 중간에 진아선의 안해가 그 과자통에 담긴 실마리를 알아내고 방을 청소할 때마다 그 과자통을 돌려놓았지만 진아선은 다시 매번 과자통의 ‘금화’를 마주하고야 말았다고 한다. 그렇게 진아선은 끝까지‘금화’의 미소를 바라보면서 경전작품 〈조조와 양수〉를 창작해냈다고 한다. 그 뒤의 긴 세월 속에서 ‘금화’의 배동 하에 진아선은 많은 우수한 작품을 더 창작해냈다.

박물관에서 ‘금화’의 아름다운 이미지 사진들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화’역을 맡은 배우 양려곤의 풋풋한 생활사진들도 볼 수 있다. 비록 그녀는 이 세상을 떠났으나 1959년 17살 그녀가〈다섯송이 금화〉를 촬영할 때 남겨놓은 아릿다운 미소는 영원히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이 예술의 긴 랑하는 나의 기억을 너무 많이 불러일으켰다. 〈상감령〉전시판 앞에 서고 보니 나의 귀전엔 어느새 “한 줄기 큰 강에는 파도가 넓었고…” 선률이 들려왔다. 밤하늘에 개구리 소리와 벼향기가 넘치는 고향 마을에서 이 영화를 본후로 이 노래는 여직토록 나의 인생을 동반해왔다. 수십년의 비바람 세월 속에서 내가 어디로 흘러갔든, 어떤 어려움에 부딪쳤든 간에 나는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떠올리군 하였고 그러느라면 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어부의 노래가 서로 오고 가며 갈매기가 흩날리는 내 고향의 미라강이  떠오르군 했다...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나의 흉금은 더없이 넓어지고 나의 힘은 배가 되고 나는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도 두려움을 몰랐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였는가〉전시판앞에서 폴 꼴차낀의 그 의연한 눈빛을 바라보면서 나는 여전히 온몸의 뜨거운 피가 끓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가을 하늘이 높고 별빛이 찬란한 그 밤에 중학교 운동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앞으로 나도 폴 꼴차낀처럼 강인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적을 또렷이 기억한다...

장춘영화제작소는 어언 78개의 춘추를 지나왔다. 그가 촬영하거나 번역 제작한 매 한부의 영화는 한세대 또 한세대의 성장을 동반해왔고 한세대 또 한세대의 전진을 격려하였는데 이는 한세대 또 한세대의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주었다.

이 박물관에는 장춘영화촬영소의 모든 발자국이 적혀져 있고 소장돼 있다. 포스터마다,  매 한세트의 스틸 사진들, 도구들, 음표마다에 기록되고 소장되여 있다...이 모든 것은 예술의 긴 강을 이루어 거침없이 세차게 달릴 것이며 영원히 우리 발밑의 이 다정한 땅을 촉촉히 적셔주리라.

/길림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008
  • 습근평 총서기 회의 주재 중공중앙정치국이 7월 24일 회의를 열고 당면 경제정세를 분석 연구하고 하반기 경제사업을 포치했다. 중공중앙 습근평 총서기가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다음과 같이 인정했다. 올해 습근평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강력한 지도하에 각 지역, 각 부문에서는 국내와 국제 두 큰 국면을 더욱...
  • 2023-07-25
  • 연길시 원휘사회구역, 백성 대무대―노래소리속의 당수업 ‘붉은 7월’전정숙 콘서트 개최 전정숙의 독창 〈당이여, 친애하는 어머니〉 7월 23일, 중국공산당 창건 102주년을 경축하여 연길시 공원가두 원휘사회구역에서는 당의 빛나는 력사를 되돌아보고 위대한 당창건 정신을 발양하며 광범한 당원들의 취지의식을 강화하...
  • 2023-07-25
  • 7월 24일 오후에 있은 제20회 장춘국제자동차박람회 페막 소식발표회장 7월 24일 오후, 제20회 장춘국제자동차박람회 및 자동차문화생활축제가 열흘 만에 원만히 막을 내렸다. 연인수로 25만 6,000명이 관람한 이 자동차 성연은 시민들에게 장춘, 이 자동차도시의 매력과 활력을 재차 만긱하도록 했다. 이번 장춘자동차박람...
  • 2023-07-25
  •   왕박호(오른쪽)선수와 장예보선수. 올시즌 5승 5무 5패 승점 20점으로 순위 9위를 달리고 있는 연변룡정팀이 여름철 이적시장에서 젊은 국내 선수 2명을 영입하였다. 2005년 7월 18일 호북성 양양시에서 출생한 왕박호는 신장 187센치메터, 체중 74키로그람, 미드필더와 공격수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호북양양초구...
  • 2023-07-24
  • 지난 5월 2일에 찍은 싱가포르 마리나만 번화가 일대. /신화사 중국이 7월 26일부터 싱가포르 국민을 대상으로 15일 무비자 정책을 재개한다. 23일 주싱가포르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일반 려권을 소지한 싱가포르 국민이 사업, 관광, 가족 방문 및 경유 등을 목적으로 중국에 입국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미 발급...
  • 2023-07-24
  • 지난 2020년 8월 21일, 미국 로스안젤스 문화성에 있는 틱톡 로스안젤스 사무소 로고. /신화사 세계 인구의 60.6%가 소셜 네트워크(SNS)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기구 케피오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SNS 사용자 수는 50억명(48억 8천만명)에 육박해 1년 새 3.7% 증가했다. 한편 올 한해 ...
  • 2023-07-24
  • 7월 19일, 조남시 제3회 성일 밀(小冰麦) 풍수축제가 성일농업 밀재배기지에서 개최되였다. 한대 한대의 련합수확기가 밀밭에 들어가 작업하면서 올해 밀 수확기의 막을 열었다. 참관을 온 군중들을 위해 준비한 현장의 다양한 종류의 밀가루로 만든 분식제품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조남성일금지생물농업유한회사는 ...
  • 2023-07-24
  • 올시즌 연변팀의 최고의 경기? 많은 팬들이 제15라운드 청도해안선과의 경기를 올시즌 현재까지 연변룡정팀의 최고의 명승부로 꼽는다. ‘승리 못지 않은 무승부’라는 주장도 있다. 무승부지만, 선제꼴 역전꼴 동점꼴의 극적 스토리와 팀이 보여준 결심, 포기하지 않는 투혼, 격정의 공격축구, 불패의 아성 마귀홈장, 감독...
  • 2023-07-24
  • 지난 22일 재한 중국조선족 여러 단체가 연일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심한 한국 청주시 강내면 현장을 찾아 수해 복구봉사 활동에 나섰다. 침수피해 복구를 돕고 있는 재한 중국조선족 자원봉사자들 전국동포총연합회, 재한동포향우회, 꽃망울조학장학기금회, 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 등 단체가 연합하여 구성된 60여명의...
  • 2023-07-2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